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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라면 지지 않아.

cheerios 2007. 2. 28. 22:42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마시멜로이야기/인생수업/ 청소부밥
주관적인 관점에서 위의 책들이 대대로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누구에게나 선물하기 좋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원래 선물받을 사람과 그닥 친하지 않아 취향을 잘 모른다거나, 어쨌건 인사치레가 필요할 때
음반과 함께 제일 많이 건네지곤 했던 품목인데,
그런 면에서 볼 때이런 책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책이다.

스파게티의 장점도 비슷하다.
처음 만난 자리거나 오랜만에 만나 서먹한 사이에 밥을 먹으러 가야 한다면
이리저리 머리 굴려봐도 스파게티 전문점을 가는게 가장 무난하다.
한정식집, 분식집, 패스트푸드점, ??? 갈 곳 마땅찮다.

난 스파게티를 싫어했다.
그렇지만 난 먹는 걸 좋아하니까, 물론 친해지려는 노력은 했다.
하지만 주위의 흔히 있는 소렌토나노리타 혹은 스파게티아 같은
스파게티 전문점을 가도맛있게 먹었다고 느낀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다가 며칠전페이퍼의 Food란에 올려진 한 스파게티 전문점의 소개글을 보고
스파게티를 먹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와구와구 일어났다.
결국 다음날 그 집이 있는 안국동은 아니고,홍대에서 약속이 있었기에
홍대에서 꽤 맛있다는 스파게티집을 찾아갔다.
"으악! 언제부터 스파게티가 이렇게 맛있었던 거지?!"
요즘 내 머리 속에서는 스파게티가 둥둥 떠다닌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스파게티만 먹고 살고프다.


그림동화책 <스파게티라면 지지 않아>에는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한 부인이 등장한다. 부인은 너무나 스파게티를 좋아한 나머지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스파게티를 먹는다. 또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몸이 뚱뚱해져서 의자를 고치고, 심지어 대문까지 넓혀야만 했다. 그런 부인을 보고 페피노(남편)는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뚱뚱해진 신부도 사랑스러워."
"사랑하는 신부가 이탈리아의 파란 하늘처럼 방실방실 웃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