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오늘 하루 여러분의 미식투어를 책임질 케일린입니다.
먼저 첫 식사는 파스타로 갈께요. 파스타 지겨우신가요? 파스타를 맛있게 먹어본 기억이 없으시다고요? 제가 그래요. 하지만 우리 한번만 더 먹어봐요.
아니 근데 늦으신다고요? 원래 멀리서 오는 사람이 일찍 도착하고 가까운데서 오는 사람이 늦는다지만 저는 진짜 멀리서 왔잖아요. 이 사람들이 정말. 그래도 사랑해.
예약을 안하고 가서 나는 기를 쓰고 오픈시간을 맞춰갔다. 나는 이상하게 미리 계획하는 걸 못하겠다. 변수가 생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비행기 티켓도 급하게 사고 짐도 출발 직전에야 싸는 사람 나야나.
우리가 식사하는데 5팀 정도가 워크인했다가 까였다. 원래도 개업하자마자 파스타 잘하는 집으로 유명했는데 이번년도에 바로 빕그루망에 오르면서 더 유명해진 것 같다.
기다리는데 직원분이 너무 친절하셨다. 탑3 안에 드는 친절함. 말투가 너무 다정했다. 11:30 오픈타임에 들어갔는데 12:45분까지는 식사를 마쳐야 한다고 하시고 일행은 생각보다 늦어져 매우 초조해하는 나를 너무 잘 응대해 주셨다. 폴인럽한 거 느껴지십니까.
Freakin' Awesome Good Pasta, FAGP 입니다. 여러분 메뉴 골라요. 너의 초이스를 믿어. 위에 3개 쪼르르 시킬께요.
아스파라거스 카펠리니 샐러드. J언니가 아스파라거스를 볼 때마다 내가 아스파라거스 뭉치를 들고 나 이거 너무 좋아 하던 것이 생각난다고 한다. 한 가지 음식에 꽂혀 계속 집착하는 기간이 있는데 그 때는 아스파라거스 기간이었나보다. 언니들은 맛있다고 했는데 나는 스타터로는 상큼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살짝 있었다. 사실 잠이 덜 깬 상태라 미각도 덜 깬 상태였기도 하다.
잣 크림 스파게티니. 고수 스파게티니. 로메스코 콘킬리에. 잣파스타는 짭잘하지만 다른 파스타에 비해 특색이 없어 묻히는 기분이고, 콘킬리에는 담음새가 예뻤다. 채식주의자한테 알맞는 파스타. 좀 딱딱하다. 알덴테 압니다. 좀 딱딱할 거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왜 그렇게 했다고 하셨는지는 잊어버렸다. 일행은 좀 라면스프맛 난다고, 그래서 맛있다고 했다. 어.. 파프리카파우더랑 뭐 이것저것 섞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 식당의 시그니쳐 고수 파스타.
역시 주인공은 얘야얘. 하지만 고수와 오이 때문에 싫어할 사람은 엄청 싫어할 만한 플레이트. 나는 한입 먹자마자 이게 바로 떠올랐다.
지금은 리뉴얼 되어서 향이 어떨지 모르지만 딱 이 크림을 퍼먹는 듯한 맛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맛있었다고ㅇㅇ 코코넛크림에 중화되서 고수향이 많이 튀지 않고 조화로웠다. 모두가 하나만 꼽으라면 이거라고. 처음엔 어색한 듯 하다가도 먹다보니 제일 맛있다고 했다. 매력있어. 그린커리를 좋아하는 나한테는 그린커리를 크림화해서 양식에 적용한 느낌이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메뉴였다. 계속 너무 똑똑한 파스타라고 생각했다.
고수랑 오이만 넣기에는 아쉬워서 무난한 닭고기를 추가한 것 같은데 언니는 그냥 빼고 먹었지만 비건인 남편을 데려오고 싶어서 식사 후 혹시 서빙 전에 빼줄수도 있는건지 물어보니 소스에 이미 믹스된 거라 안된다고 하셨다.
창가쪽 4자리, 주방쪽 7자리로 타임 당 5팀이 최대일 듯한 좁은 공간이다. 그래도 와인 냉장고도 있었다. 화장실은 키 받아서 외부로 나가야 한다.
주차는 안될거 같고요.
영업시간은 월요일 휴무, 화요일 저녁부터.
회장님과 사장님이 결혼하셔서 11/16부터 11/30까지 통으로 휴무. 와우.
혹시 찍은 사진을 다 써먹어보려는 글의 흐름을 눈치채셨습니까.
카페로 이동.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카페거리인듯 한 거리를 지나쳤는데 왜냐하면 양 옆에 카페가 계속 있었어. 말 그대로 카페거리였다. ㅈㅁㅁㅅ, ㅂㅂ 등 서울숲 유명카페들은 다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차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에 갔다. 햇빛이 좋고 생각보다 따뜻해서 테라스에 앉았는데 밖에 앉으니 우리끼리 떠들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맛차차 메뉴.
6석 정도 되는 바 자리에 앉으면 따뜻하게 안에서 창밖 자연풍경을 즐길 수 있다.
좌식도 있고 테라스 나가기 전 한쪽에 테이블석도 하나 있다.
다들 이거 먹으러 오는거잖아요. 생크림이 적당히 달달해서 맛있었다. 크림 만드시는 거 보니 매실청 같은 청으로 단맛을 내시는 것 같았다.
임산부는 카페인을 마시면 잠을 못자서 유자센차를 선택했습니다.
맛차 푸딩은 굳이 안 먹어도 될 것 같다. 상단의 티라미수같는 부분은 괜찮은데 하단의 푸딩은 니맛도내맛도 아닌 달지도 쌉쌀하지도 않은 맛이었다.
여기는 서비스가 매우 신기했다. 뭐랄까 이 세상의 응대방식이 아닌 마치 AI 소피아가 응대하는 느낌이었다.
이날의 분위기. 푸디필터를 사용했습니다.
상수와 계속 헷갈리는 성수동에는 처음 와보는데 매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라 너무 좋았다.
유치원생 H를 픽업하러 갑니다. 3:30하원이지만 한달에 15시간을 추가로 맡길 수 있다고 합니다.
하원길이 삼청동길이라니 너무 낭만적이다. 어린이박물관 가는 길에 교육박물관을 지나가는데 건물이 예뻐보여 둘러보자고 했다. 부모님 세대 분들이 둘러보시면 매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정작 어린이박물관은 못 들렸다. 동절기가 시작되어 폐장시간이 짧아진 걸 몰랐다.
다리가 아프다며 안아달라는 어린이.
누가 사진 찍어주는 것도 오랜만이라는 말이 좀 슬펐다. 애들이 찍었을 때 훨씬 느낌있게 나오기도 하니까 H를 열심히 연습시켜 봅시다.
D언니네 가서 우리는 조금 쉬고 언니는 H에게 크림스파게티를 해먹였다.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가 맡아준다고 해서 다시 나왔다. 좋은 남편이다.
홍대로 갑니다.
즉석떡볶이와 스프커리가 있어. 뭐가 좋아? 즉석떡볶이조차 맛있는 집이 드문데 여긴 괜찮아. 스프커리는 우리엄마도 맛있다고는 했는데 안 먹어본거잖아 먹고 안 맞으면 어떡해? 그래도 한번 먹어볼래? 떡볶이는 다른 데서도 먹을 수 있으니까.
예전엔 골목 반지하에 있었지만 이제 주차장 메인길로 이전한 스프카레진. 합정역에서 가야 가깝습니다. 이층에 있는데 대기공간이 세군데-식당안, 식당문앞, 계단공간-나 있었다. 타이밍을 못 맞춰서 꽤 오래 기다리다 들어갔는데 우리가 앉은 뒤론 자리가 계속 비어있었다. 인생은 타이밍. 3번째 오면서 똑같이 느끼지만 여기는 손님이 많은 것보다 요리가 나오는 속도가 늦어서 대기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 같다.
예전보다 더 커지고 발랄해진 메뉴판.
그래도 이번엔 좀 빨라졌나? 그리고 좀 미지근하게 나왔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따뜻한 스프였다. 역시 브로콜리가 가장 맛있으니 안내문에도 브로콜리를 먼저 먹으라고 적혀있다.
확장이전하면서 가격이 1-2천원 오른 대신 내가 느낀 음식에 대한 개선점은 레몬크기가 커졌다. X크기에서 O크기로. 처음꺼는 진짜 어이가 없어서 장난하는 건가 싶었다. 이걸 뿌려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제는 짜서 뿌려먹을 수 있는 크기의 레몬을 제공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다양한 채소가 들어있으니 하나씩 먹다보면 다 먹게되고, 다 먹으면 엄청 배부르고. 스프커리를 먹을 때는 조금만 먹는 게 안된다.
배 통통 두드리며 헤어졌다.
언제나 고객만족에 최선을 다하는 케일린투어입니다. 다음에 다시 이용해 주세요^^
오늘 다 상호명을 까고 포스팅할 수 있는 곳을 데리고 가서 다행이었다. 설계자인 나도 만족한 투어였다.